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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환 옮김, 『유전의 문화사』 (2022) 출간
현재환 교수님이 번역한 슈타판 뮐러빌레, 한스 외르크 라인베르거의 『유전의 문화사 A Cultural History of Heredity>가 부산대학교 출판문화원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유전이라는 생각은 언제부터 출현한 것일까? 우리는 어떻게 유전 물질이 전달되어 생명체를 발생시킨다고 사고하게 되었을까? 이런 유전 개념의 과거와 현재는 어떠했고 미래에는 또 어떻게 바뀔 것인가?
"부전자전"(父傳子傳)이나 "콩심은 데 콩나고, 팥심은 데 팥난다"는 속담들을 생각해보면 유전(heredity)이란 현상은 근대 과학이 출현하기 이전부터 명백하게 이해되는 현상처럼 오해될 수 있다. 그러나 유전이란 사고는 오직 1800년경에 이르러서야 의사들과 육종가들, 자연사학자들의 논쟁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 직후에야 생물학의 가장 근본적인 개념 중에 하나로 발전하게 되었다. 『유전의 문화사』(원제: A Cultural History of Heredity)에서 슈타판 뮐러뷜레와 한스외르크 라인베르거는 세계 과학사 연구를 선도하는 막스플랑크 과학사연구소에서 이루어진 다년간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의 성과를 종합하여 유전이라는 과학적 개념에 관한 명확한 문화사적 설명을 제공한다. 저자들은 근대 초기 이후 일어난 유전 개념의 극적인 변화를 기술하고 이런 변화들을 일으킨 정치적, 기술적 발전들을 소개한다.
뮐러뷜레와 라인베르거는 발생(generation)에 관한 전근대 이론에 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윌리엄 하비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동안 자연철학자들은 유전적 전달보다는 개체들의 출산에만 관심을 가져왔다. 저자들은 유전주의적 사고가 정치와 법, 의학, 자연사, 사육, 인류학과 같은 다양한 문화적 영역에서 먼저 출현하고, 이 개별적 영역들에서 발전된 사고와 도구, 실천들이 1800년대 이후 생물학의 영역으로 편입되어 생물학적 유전 개념이 탄생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뮐러뷜레와 라인베르거는 이후 생물학자들이 인종과 우생학과 관련해 점증하던 사회적 관심 가운데 유전 문제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19세기 말 무렵부터 고전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이 등장하는 20세기를 거쳐 연구자들이 다양한 정보 테크놀로지들을 활용해 유전을 이해하려 시도하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면밀하게 드러낸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생명과학에서 유전이 핵심적인 개념으로 자리잡는 데 왜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고, 왜 오늘날 여러 생명과학 분야들에서 압도적인 중요성을 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런 결과를 낳은 지난 두 세기 동안의 더 넓은 문화적 맥락들은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추천사
"슈타판 뮐러빌레와 한스외르크 라인베르거는 18세기 말 이래 유전 개념이 정원과 가족에 관한 문화적 은유에서 유전공학과 유전체로 변형되는 그 진화 과정을 능수능란하게 기술한다. 이들의 저서는 다루는 범위에 있어서 탄성을 자아낼만큼 다양한 국가간 경계를 넘나들며 어떻게 유전이라는 생각이 문화, 법, 의학, 기술, 그리고 시장의 힘에 의해 형성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임을 보여준다. 막대한 양의 1차 사료와 최근의 연구들을 설득력있고 독창적으로 종합한 저작이다. - 대니얼 케블스(Daniel J. Kevles), 예일대학교 과학사 교수
"이 독창적이고 통찰이 넘치는 책에서 슈타판 뮐러빌레와 한스외르크 라인베르거는 유전 개념을 주어진 당연한 사실로 여기지 않는다. 이보다는 유전이 생물학적 개념으로 형성되고 생물학 연구의 최전선으로 나아가게 된 인식론적 공간의 부상을 탐구한다.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으면서도 깊이 있는 이 책은 과학사학자들에게 확실히 풍부한 생각거리와 더 심화된 연구를 자극한다." - 소라야 데 차다레비안(Soraya de Chadarevian), UCLA 과학사 교수
"시대의 큰 그림을 보여주는 종합적 역사서술은 상찬받아야하지만 동시에 지루하고 시시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전의 문화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양의 자료를 활용해 단순하고 간명한 주장을 매우 세련된 형태로 그리고 있는, 종합적 역사서술의 새로운 역사를 펼친다. '유전'의 긴 역사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많은 정보와 통찰들을 이렇게 (이중의 의미에서) 경제적인 한 권으로 묶어 놓은 저자들에게 감사해야할 것이다." -그레고리 라딕(Gregory Radick), 영국 리즈대학교 과학사 교수
"『유전의 문화사』는 과학사학자들 뿐만 아니라 생물학의 요체와 사회적, 문화적 사건들의 배경 사이의 접점에 관심이 있는 일반 사회사가들과 지성사가들에게도 의미있는 매우 흥미롭고 설득력 있는 저서이다." - 프레데릭 처칠(Frederick B. Churchill), 인디애나대학교 생물학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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